U2 종착역 Rothenbach에 있는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다행히 헤매지 않고 제시간에 도착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소변검사, 체중, 혈압을 재고, 태동검사를 진행했다. 태동검사할 때 감기 땜에 기침이 많이 나서 힘들었다.
원래 태동검사 후에 곧 이름을 불러주는데 오늘따라 진짜 너무 기다리게 했다. 심지어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진료를 보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다음부터는 그냥 원래 다니던 병원으로 가려고 한다. 이 병원 사람들이 딱히 잘못한 건 없는데 그냥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다. 전에 다니던 병원 선생님이 넘 바빠보였지만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때는 내가 독일어를 훨씬 못했는데도 더 잘 통했던 느낌이다. 그만큼 친절했다는 얘기겠지.
어쨌든 한참을 기다리고 내진을 봤는데 아직도 아기 머리가 다 내려오지 않았다고 했다. 섹스를 하라고 권장하길래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잘못 들은 줄 알고 의사쌤을 한참 쳐다본듯ㅎ 속으로 '지금 이몸으로요???'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매일 산책을 나가야겠다. 범수가 어린이집을 안 가지만 아빠랑 둘을 두고서라고 나가 동네 한 바퀴 휘이 돌고 와야 할 것 같다.
보노야, 제발 빨리 나오자. 엄마 기다리다가 목도 빠지고 허리랑 골반도 다 나갈 거 같다. 양수 터지지 말고 찐진통으로 우리 만나자. 부탁할게. 그리고 머리는 더 커지면 안 돼. 엄마 수술도 안 하고 진공 기기도 안 쓰고 싶다. 자연히 무사히 나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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