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낙천적인 성격인 것일까?
첫째 때는 내가 애를 낳기만 하면 남편이 다 봐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고 둘째는 첫째 케어하느라 정신 없이 지나갈 거라는 임신 기간이 나는 왜 이리도 힘든 것일까?
현재 임신주수 39주 1일차...
둘째는 첫째보다 빨리 나올 거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이번주에 그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첫째는 40일 3일차에 양수가 터져 5일차에 출산했다. 그러면 38주차, 39주차에는 둘째가 나오지 않을까 희망했지만 아직까지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이따금 배가 뭉쳐 오는 느낌과 배 밑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픈 것 빼고는 별다른 기미가 없다. 첫째 때는 임신 기간이 정말 편했던 것 같다. 기분 좋게 남편이랑 산책이나 다니고, 집에서 넷플릭스 정주행을 하거나 남편과 스타듀밸리를 플레이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것 같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도 걱정이 없었다. 낮에 자면 되니까.
하지만 지금은... 첫째랑 놀아줘야 하는 낮에는 자면 안 되니까 밤에 잠을 잘 자야 하는데... 오늘도 새벽 4시 반을 넘기고 있다. 밤에 잠 자는 게 너무 괴롭다. 게다가 막판에 감기까지 걸렸다. 누워서 자기에는 숨쉬기가 너무 힘들다. 기침이 심하게 나고 코가 막혀서 코로 숨을 쉴 수도 없다. 진짜 피곤한 상태에서만 쓰러져 잠에 들 수가 있다. 거기다가 골반이 너무 아프다... 나이를 먹은 건지 첫째를 출산하고 나서 더 약해진 건지 첫째 때보다 골반과 허리가 더 아프다. 그래서 하루라도 더 빨리 한두 시간이라도 편하게 자고 싶어서 아기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인생, 정말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게다가 또 절망적인 것은 지금 부활절 휴일인데... 지난주 금요일부터 첫째 봉봉이가 얼집을 안 가고... 아니 못 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다른 유치원들은 월요일 휴무까지만 쉬는데, 우리 얼집은 쉬는 김에 아주 푹 방학을 때려버렸다. 출산 예정일인 16일까지 봉봉이는 얼집 방학이다. 다음주 내내 집에 있을 거라는 얘기다. 거기다가 우리 이웃사촌 우차네도 휴일이라 화요일까지 집에 없는데 남편과 나 둘이서 열심히 시간을 보내 줘야 한다.
오늘 문득 든 생각인데, 요즘 아이가 정말 너무나 예쁘다. 예전에도 예뻤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예쁜데, 그래서 문득문득 행복한데, 정말 세상에 이런 행복이 없는데 말이다. 정말 신은 다 주진 않나 보다. 그 행복을 느끼기 위해 진짜 죽도록 힘들다. '죽겠다', '힘들다'는 말이 입에 붙어버렸다. 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온전히 즐겨야 하는데,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
그럼 또 봉봉이한테 미안해지기 시작한다. 육아는 참으로 이런 생활의 반복인 것 같다. 항상 잠들기 전에 내일은 오늘보다 나은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비는데, 오늘은 완전히 그른 거 같다. 11시부터 2시간 반밖에 자지를 못했으니...
둘째 보노가 수요일이나 금요일에는 태어나 주면 참 좋겠다.
4시 38분이 넘어가는 지금 다시 잠을 청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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