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하원 후 시립도서관 어린이 섹션에서 시간 보내기


오늘은 범수 얼집 마치고 dm에 가서 기저귀랑 필요한 것들을 좀 산 다음에 집에 가면 너무 졸릴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사실 어젯밤에 2시간 자고 범수 어린이집 간 동안 3시간 정도밖에 자질 못했기 때문이다.

범수가 감기가 걸린 상태라 가는 길이 너무 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집앞에서 칼바람을 잠깐 만났지만 지하철역까지 무사히 잘 도착했다. 그리고 시내는 집앞만큼 춥진 않았다.

보더비제 역에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강을 따라 걷다가 다리를 건너 영화관을 둘러서 만날 수 있는 뉘른베르크 시립도서관.

가는 길에 있는 영화관에선 한참 이바타가 상영 중이었다.

언제쯤 범수랑 보노랑 같이 영화관 나들이를 올 수 있으려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도서관에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범수도 신이 났는지 다리를 동동거렸다. 어린이 섹션은 L3, 즉 3층에 있다. 내리자마자 평일인데도 아이들로 북적였다. 가운데 벽면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비디오게임 좌석도 마련되어 있고 그 옆으로는 노란색 계단, 그리고 그 뒷면으로는 아이들이 놀이터처럼 즐길 수 있는 미로 공간 안에서 어디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는 재밌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 공간 사이사이 그리 높지 않은 책꽂이들이 배열되어 있어 어디서든지 책에 접근할 수 있다.

범수는 일단 공간 탐색에 나섰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 의자 저 의자 올라가보고 오락기도 이 버튼 저 버튼 눌러보다가 갑자기 테이블에 앉길래 좋아할 만한 책 한 권을 뽑아줬는데 웬일인지 제법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이제 좀 컸다 이건가? 한 30분은 이 책 저 책 넘기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덕분에 나도 옆에서 독일어 공부 겸 책을 읽었다.

한 페이지도 넘기기가 힘들군.
모르는 단어가 엄청나게 나왔다.
beobachten
Gefahr
flüchtet
Sprüngen
Rehen
Art Familie
gefleckte
Kitz
Fleck
Geweih
Männchen
Rehbock
Hirschart
Weibchen
Ricke
säugt

시간 날 때 다른 포스팅으로 이 단어들 정리나 해 봐야겠다.
어쨌든 책 좀 읽으시더니 또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시작하셨다. 전시해 놓은 책도 다 건드리고... 아, 이제 니가 집에 갈 때가 됐구나. 들쳐 안고 유모차를 태워 다시 도서관을 나왔다. 

나오는 길에 신기한 걸 봤다. 위 사진의 포스터인데, 보육 전공의 학생들이 일주일에 두 시간씩 0세에서 5세의 아이를 봐주면서 실습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무료라고 하니 뭔가 솔깃하다. 보노 태어나면 좀 참여를 해볼까나? 커피랑 요깃거리도 제공해준다고 한다. 올해 독일어 공부 빡시게 함 해보쟈!

도서관을 완전히 빠져나오자 벌써 시간이 5시 30분 정도 되었다. 원래 하원을 하면 꼭 간식을 먹는데 오늘은 주스밖에 먹질 않아서 범수가 배가 많이 고픈 듯했다.

그래서 예전에 알던 좀 매장이 큰 케밥집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보더비제 역 근처 도서관에서 오펜하우스 역(2정거장 차이) 근처 케밥집까지 걸어갔는데, 이럴 수가... 그 케밥집이 일식 라멘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기가 잭키가 말한 새로 생긴 맛난 라멘집이구나.

요즘 너무 쉬어서 수익이 주는 바람에 비싼 가게에서 선뜻 외식하기가 꺼려졌다. 다행히 근처에 다른 케밥집이 있어서 갔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도 27유로인데 29유로를 내라고 하는 것 아닌가... 하나하나 따져 물었더니 아까 포메스는 4유로라고 했는데 5유로라고 말을 바꾸고 안에서 먹으면 자릿세가 1유로 든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독일에서 외식을 꽤 해봤는데 자릿세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 얘네가 사기치는 건 아니겠지. 원래 있는 요금이겠지... 좋게 생각하려고 어떻게든 노력했다.

음식이 나왔다.
뭐지? 되게 맛있네. 하하하하
포메스도 뭔가 바삭하면서 쫀득하고 양도 되게 많았다. 양이 너무 많아서 치킨은 포장해서 와서 밤에 먹었는데 치킨이 정말 맛있었다. 사실 독일에서 먹을 치킨이 KFC가 다인데, 이 집 치킨이 정말 그에 버금갈 정도로 맛있었다. 다음에 치킨이 먹고 싶으면 여기서 주문해 가야 할 것 같다.

저녁까지 해결하고 집에 오니 7시가 다 되었다. 범수는 목욕하면서 오늘도 낚시 놀이를 즐기시다가 9시가량에 잠이 들었다. 오늘은 정말 되게 알찬 하루였다.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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